Time to Pretend, MGMT


Kids, MGMT

처음 'Time to Pretend'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 '씨x 도대체 이 이미지는 뭐야' 라는 과격한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이키델릭, 키치, 디지털, 히피를 아우르는 이 음악, 이 영상, 이 세계가 주는 이 몽롱함. 페퍼톤스, 키린지, 시규어 로스의 어떤 노래들처럼, MGMT의 노래는 나에게 우주를 떠올리게 한다. 큰 볼륨으로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세상에는 나와 우주뿐인 것만 같다. 음악을 계속해서 듣는 것이 지구에서 발견된 유일한 철학이고, 세상을 살기 위해 필요한 작은 일들이 나와는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음악들이다. 요즈음 내 마음의 울렁거림을 가장 진정시켜주는 노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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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기록 08

로드무비 2011. 2. 16. 03:59 |

1월 9일, Chiang Mai 트래킹
힘들게 도착한 고산족 마을의 숙소의 고양이들은 여행자들의 손을 많이 탔는지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두 녀석은 옆에 사람이 앉아 나무가 삐걱거려도 개의치 않고 예쁘게 잠을 잤다. 밤이 되니 일어나서 사람들에게 애교를 피우며 음식을 얻어 먹었던 밝은 털의 고양이는, 나를 참 잘 따랐다. 고양이가 앉은 몸 안으로 파고들어 웅크리면 호흡과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페로제도에서 만났던 개가 생각났다. 이 고양이도 그 아이처럼 자꾸 생각난다.


1월 9일, Chiang Mai 트래킹
사진도 찍을 겸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두 아이가 멀리서 나를 발견하고 뭐라고 소리지른다. 깔깔거리고 웃는 것을 봐 욕이나 장난을 치는 것 같아, 나도 들리는 데로 똑같이 소리쳐줬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경쟁하듯 달려나가는 두 아이들이 참 예뻐 보였다.



1월 9일, Chiang Mai 트래킹
1박 2일의 트래킹 동안 기억에 가장 남았던 것은 자연 속에서 걷는 것도, 코끼리를 타는 것도, 레프팅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밥을 나누어 먹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시답잖은 마술이나 농담을 공유하거나 노래를 불렀다. 어둡고 깊숙한 숲 속의 집. 어쩌면 여기가 태국이 아니라 아프리카여도, 인도여도, 심지어 한국이어도 상관 없었을 그런 장소에서. 우리들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사람인 것처럼 어둠 속에서 서로의 인정을 찾아 너그러워지던 밤은 참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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