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것에 대한 강박은 버렸지만, 끝내 공감할 수 없는 어떤 지점에 가 닿을 때면 텅- 비어버리는 마음이 참, 그렇다.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듣다가 뛰쳐나와 한참을 달렸다. 추웠지만 옷을 챙겨 나오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무례한 행동일지는 몰라도,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답변이었다. 거기 앉아 있는 것이 나는 많이 힘들었다. 나는 씨발, 이라는 욕도 잘 못한다.

아무 맥락 없이, 그 날 생각이 났다. 어느 순간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쓰고 싶은 것도 쓸 말도 없고 잘 써지지도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근래에 다시 그랬던 것 같다. 프로젝트와 시험으로 바쁘기도 했고. 누구 보여주기도 쑥스러운 마음이 있었고. 누가 볼 까봐, 그럼 쓰기 싫다고 생각했던 마음도 있었고.

아무튼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는,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을 내린다는, 내 방식의 과정이니까, 이런 식으로 씨발, 이라고 말해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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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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