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기록 05

로드무비 2011. 2. 2. 10:52 |

1월 6일, Ayuthaya,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툭툭
Ayuthaya에는 하루 머물고 밤에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어디로 갈지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주로 기차를 타고 Chiang Mai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 곳에 가는, 그런 결정은 싫었다. 론리플래닛을 뒤적이다 Nan이라는 곳을 발견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그 마을은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당신이 Nan에 간다면 문화와 역사적으로 충분히 보상받을만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Nan 근처의 Doi Phu Kha National Park에 대한 설명 중에 ‘endless opportunities for forest walks’ 라는 구절이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Nan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으려면 시내로부터 왕복 툭툭비 200밧을 내고 더 멀리 가야 했고, 가더라도 오늘 Nan으로 가는 표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기차역에 앉아 여기에서 Chiang Mai로 가는 표를 끊을지, 아니면 Nan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으러 가야 하나 고민했다. “거기 무슨 구원이 있을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좀 더 불확실한 미래로 가는 여정에 무모함과 돈을 부었다. (그날의 기록 中)” Nan으로 가기로 했다.


1월 6일, Ayuthaya, Wat Phra Si Samphet
거대하고 압도적인 사원들을 보고 있노라면 순간 개인은 아주 작아지고 세계는 위대해진다.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수 많은 사람들의 노동을 동원해 지어진 유물들은 온전히 그 감정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진 것만 같았다. 오늘날 랜드마크, 혹은 관광수입과 같은 말들을 동원하며 경쟁적으로 짓는 높고 웅장한 건물들은 사실 현대의 사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종교나 권력의 압도가 아닌 부의 압도를 느껴보라고.


1월 6일, Ayuthaya
Ayuthaya는 덥고 뜨거웠다. 해가 지기 전까지, 버스표가 허락하는 시간까지 더 많은 것을 둘러봐야 한다는 강박조차 더위에 녹아들 즈음 작은 천(川)에 난 정자에 누워 쉬는 수도승을 봤다.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 자전거를 세우고 신을 벗고 정자에 올라섰다가 나도 잠시 누웠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낯선 새 소리가 들린다. 배낭을 배게 삼아 잠시 자고 갔던 그 정자는 Ayuthaya 어떤 사원보다도 더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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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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