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기록 03

로드무비 2011. 1. 30. 02:36 |
1월 4일, 방콕 Sanam Luang
론리플래닛의 워킹투어는 왕실 광장이라는 Sanam Luang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광장은 공사 중이었다. 우리는 ‘세상에 이런 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웃으면서 공사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런 우리를 보며 일꾼 아저씨는 엄지를 들어줬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예상과 다른 현실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이 년 전 토리노의 영화박물관에 갔을 때, 그날따라 피보나치 수열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었다. 섭섭했지만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특별하다며 웃으며 돌아왔다. 그 기억이 참 좋았다.

 
1월 4일, 방콕 Wat Arun
내가 가장 좋아했던 아름다운 사원 Wat Arun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 소년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고, 상대도 우리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던 모양이다. 이들은 서로의 카메라로 서로를 기록하다가 결국에는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내 카메라와 너의 카메라의 경계가 흐릿해진 끝에 친구가 되고, 사진을 보내준다며 연락처를 교환하는 그 모습이 예뻐 보였다.

 
1월 4일, 방콕 SkyTrain Station
키가 크고 눈이 똥그란 친구는 얀, 미소기 밝은 친구는 센. 론리플래닛을 들고 사원으로 향하는 나에게 혼자 여행하냐고 물어왔던 얀과 하루 동안 함께 여행하며 친구가 됐다. 사원과 왕궁에 대한 시답잖은 농담들을 하거나,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주면서. 5월까지 휴가를 얻어 아시아를 여행할 거라는 얀이 아니었다면 나에게 방콕은 꽤나 건조했을 거다. 그리고 얀이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 된 친구(라고 나는 들었다;) 센은 태국 지하철에서 일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제일 좋아한다는 모던한 태국 식당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자신이 좋아한다는 똠양꿍과 볶음요리를 세심하게 골라 권했던 그는 우리가 숙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체크해줬다. 버스를 타기 전 편의점에 들려 감사의 표시로 레몬음료를 하나 사서 괜찮다는 그의 손에 억지로 쥐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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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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