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시네마떼크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3분 42초
감독 : 윤성호
출연 : 서영주, 이종필, 조선명


 모처럼 월요일 전공이 없어 사람들과 놀까 했더니 다들 서울에, 선약에 나만 혼자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 '경계도시' '경계도시2' 상영과 gv가 있대서 보러갈까 했지만, 방에서 부비적대다가 시간이 다 지나갔다. 대전에서 재밌는 영화를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아트시네마라인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던 프리머스둔산이 CGV에 흡수된 뒤로, 정말 뻔하고 어디서나 상영하는 영화들 밖에 틀지를 않는다. (<클래스>를 보려면 5월까지 기다려 대전아트시네마에 가야된다! 허!) 서울에서 지내면서 몰랐던 문화적 격차를 학교에 와서 절실하게 깨닫는다. 으아우아! 불만!!
 윤성호의 <두근두근 시네마떼크>는 예전에 귀엽게 봤던 단편인데, 오늘 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뒤적이다가 다시 발견했다. 윤성호 감독은 얄밉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해봐야지 했던 재기발랄함을 다 선보이고 있다. 마치 나도 그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가 나보다 아주 조금 먼저 선보인 경쟁자인 것처럼 질투한다. 사실은 이런 질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 쉬운 작법과 재기발랄함이 그의 재능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건 쉽지 않거든.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처럼. 
 엄마아빠는 이런 영화를 보면서 사랑했었어, 라고 아이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랑이라니. 그리고 그런 말들로 고백할 수 있는 사랑이라니. 보고있는 내가 다 두근두근. 혼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누가 옆에 있어서 함께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오래된 필름을 마주하는 두근거리는 순간들을 나눌 수 있다면 그만큼 로멘틱-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가까이에 시네마테크가, 영상자료원이 없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촌스런 비상대피영상이랑 흑백필름의 스크래치가 그립다. 다음주 토요일에 영상자료원에서는 <질투는 나의 힘>과 <파주> 상영, 그리고 박찬옥 감독의 GV가 있다고 한다.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흠모했던 박찬옥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올라가야겠다. 제디시 조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벌써 이런 꿍꿍이다.

 에이! 다들 선약 있는 더러운 세상, 전공실에 가서 <샤이닝>이나 봐야겠다.


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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