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동안 시험이 없어 일주일간 봄방학을 보냈다. 그동안 당일치기로 전주에 다녀오고, 서울에 올라가 긴 잠도 자고, 너무나 사고 싶었던 비싼 헤드폰을 겁도 없이 사가지고 돌아왔다. 지난 겨울 여행에 돌아와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야했다. 아빠도 엄마도 누나도 자신의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의료보험증을 가지고 있는데 나만 아빠 이름 아래 매달려 있었다. 나는 서른이 되도록 누군가의 가족카드 누군가의 의료보험에 의지해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그것이 부끄러워 근검하고 가난하게 살다가도 때로는 이것이 당연한 것인 양 누리고 요구하기도 한다. 큰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은 없고 그러지 않을 거라고도 말하며 살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 가족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 매달려 살아가는 방식이면 안 되는데, 나는 게으르고 현실에 안주하고 이것이 나의 최선이라고 쉽게 납득해버린다. 내 무게를 그대로 짊어지고 살 날이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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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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