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주 오래간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논문과 스터디와 개인작업과 무슨무슨 작업들 때문에... 만들고 몰두하는 시간들이 있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흐려지는 요즘이다. 물론 전통적인 방식의 책 - 일정한 부피의 종이 묶음 안에 줄글이 충실하게 배치되어 있는 소설이나 인문 서적들 - 을 이야기하는 거지만 요즘에는 관심사가 자가출판물이나 잡지, 시각이미지들이 배치된 것들이나 프로젝트성 묶음 책들을 더 많이 접하다 보니까 이런 것도 독서라고 하는 게 맞는가 라는 질문이 자꾸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지금 논문도 책과 관련된 무엇무엇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이런 생각과 별개로 전통적인 책 읽기에서 아주 멀어진 것이 사실이다. 사 놓고 안 읽는 책도 엄청 많고. 이러면서 책을 가지고 논문을 쓰겠다고 하니 원...)


그동안 텀블벅 후원금액이 달성되고, 대학내일에 인터뷰가 실렸고, 가을방학과의 첫 작업-홈페이지도 공개되었다. (아 근데 이 이야기를 여기다가 해도 되나 싶다. 사실 ㄱㅇㅂㅎ 작업에 대한 뭔가.. 함구령이 나 스스로에게 있어와서 그 작업에 몰두하던 시간동안 글을 하나도 못 썼다.) 적절한 플렛폼을 찾았고, 동기부여가 되는 일들을 하고 있고, 말도 안되는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걸 나 스스로가 느끼고 있다. 문제는 이것과 학업과의 병행, 균형에 있다. 지금으로서는 며칠은 논문모드로 막 쪼들려 지내다가 랩세미나가 끝나면 며칠은 논문모드 오프 하고 작업모드로 돌입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 한 사람의 삶에서 생각이나 액션이 지속되는 시간, 혹은 뒤틀리는 순간에 대해서 생각했다. 지금 내가 품고 있는 생각이나 자세 같은 것들이 이십대에나 가능한 것이라면, 그래서 서른살이 되면 틀어져 버리면 그때는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것은 연애가 될 수도 있고 경제관념이나 보통의 삶에 얼마나 가까운 궤적을 그려나가는가,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나는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 언젠가 그런 순간들이 올 때. 지금의 생각이나 에너지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조금 유연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나는 내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고집일 수 있다면 어느 순간 다 부정해 버릴 때가 오면 나는 의연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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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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