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작 관련해서 디자인 뉴스를 하염없이 보고 있다가 2009 Gunn Report issued 페이지에서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www.gunnreport.com) 2009년간 가장 많은 상을 휩쓴 광고들을 분야별로 모아 정리한 리포트인데, 그 중에 "최다 수상 인터랙티브 광고"로 선정된 Burger King ‘Whopper Sacrifice’는 페이스북 친구들 10명과의 관계를 끊으면 무료와퍼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이었다. (작년 초에 엄청나게 화제가 된 거 같은데 왜 몰랐을까 나만 몰랐나..) http://bit.ly/69VCfg
친구와 맺은 관계를 끊으면, 'You liked (친구이름) but you love the Whopper'라는 메세지가 뜨면서 친구의 사진이 불타고, 친구의 페이스북에 '당신의 친구가 당신을 버리고 와퍼를 택했다'고 메세지가 전송되었다. 결과적으로 6만 명의 사람들이 23만 명의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한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강렬하고 충격적이다. 기가 차게 재미있다. 종잇장 같은 인터넷상의 관계를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친구보다 좋은 햄버거'라는 공격적인 메세지도 신선하다. (모 기업의 또 다른 가족 같은 착한 캠페인이 지루해서 그런가..)

작년 옥스퍼드 출판사는 2009년의 신조어로 Unfriend를 선정했다. ("unfriend," verb, "To remove someone as a ‘friend’ on a social networking site such as Facebook," has been chosen as the Oxford University Press's 2009 Word of the Year. http://bit.ly/diFARP) 언프렌드라니, 처음 들었을 때 헛웃음이 났다. 클릭 하나로 친구가 되거나 남이 되는 세상이 있다. 온라인의 친구와 오프라인의 친구는 다르고, 두 세상의 관계의 경중이 다르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데 그걸 잊고 의미 부여하는 사람이 상처받고 바보가 될 뿐이다. 스마트폰이니 어플리케이션이니 온라인을 통해서 관계 맺기를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자꾸 하게 되는데 이게 의미가 있나 자꾸 질문을 하게 된다. 멍청이를 위한 페이크 월드에 일조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렇다고 나 언프렌드 하지는 말아요.


Posted by worldofddanj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