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주세요, 9와 숫자들


 


Antifreeze, 검정치마

 말이 필요없는 요즘 나의 힐링 보이스, "9와 숫자들" 그리고 "검정치마".
 아주 멋지게 촌스러운 "9와 숫자들"의 멜로디도 좋고, 일면 쎄면서도 마음을 콕콕 찌르는 "검정치마"도 좋다. 나는 항상 사람들이 좋다고 할 땐 귀찮아 하다가 뒤늦게 혼자 좋아해. '아 역시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덴 이유가 있어' 이러면서. 작년의 "브로콜리 너마저"도 그랬고 "언니네 이발관"도 그랬다.
 지난주부터는 시험이 끝나고 과제가 늘어나는데 몸이 늘어져 꽤나 고된 날을 보냈었다. 한시간 자는 게 간절하면서도 이들의 음악을 듣고 싶어 침대에 눕지 못하는 적도 많았다. 그래도 좋다. 힐링 보이스.



좋은 건 한번 더.


우린 오래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혼자 떠돌며 많이 외로워 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뼈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속에 볼 수 있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둘은 얼어붙지 않을거야
바다속의 모래까지 녹을꺼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위로

숨이 막힐 것 같이 차가웠던 공기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꺼야
바다속의 모래까지 녹을꺼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꺼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은 어떡해

긴 세월을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 줄 그런 사람을 찾는거야

긴 세월을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 줄 그런 사람을 찾는거야



헐리우드 재난영화를 보고 가사를 썼다는 'Antifreeze'는 요즘 나의 킬링트랙이다. 말 그대로 킬링.
헤드폰을 끼고 기타의 파열하는 소리나 키보드의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우주를 유영하는 것만 같다.
음악을 들으면서 재난영화 속 청춘들을 생각했다. (가족과 국가 이런 지루한 거 말고..)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졸업도 하기 전에 세상이 멸망하면 어떡해, 너랑 자지도 못하고 죽어버리면 어떡해
절박한데 빛나는 그래서 슬픈데 의미있는
재난청춘영화를 찍고 싶어졌다. 그런 영화는 없었던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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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ldofddanj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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